* 2021년 과제로 제출한 글입니다
이 작품은 듀안 마이클이 1973년 발표한 것으로, 사물은 기묘하다는 이름을 달았다. 나는 이 기묘함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액자 속의 그림을 보고 있는 액자속의 나를 그린 그림을 보고 있는 나 처럼 반복되는 구조가 주는 기묘함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보고 싶어 선택하게 되었다.
두번째 사진에서 화장실의 사이즈에 맞지 않는 거대한 발이 등장한다. 한 눈에 봐도 화장실이 너무 작다. 세번째 사진에서는 화장실에 발을 디딘 큰 남성이 등장하고, 네번째는 수첩에 담긴 사진이, 다섯번째에는 수첩을 든 남자가, 그리고 이 남자는 터널에 있었고, 터널은 액자 안에 있고, 액자는 화장실 안에 걸린 연출을 했다.
먼저 무엇을 기묘하다고 한 것인지 생각해보았다. 처음 등장한 화장실, 그리고 발. 발은 화장실에 비해 더 크다. 하지만 발은 그 다음 등장한 남자의 발로, 남자가 더 크다. 하지만 그 큰 남자는 그저 수첩에 담긴 사진이었다. 수첩이 더 큰 것이다. 수첩은 들고 있는 남자가 더 크다. 그런 큰 남자보다 더 큰 터널이 등장하고, 그 터널을 담을 수 있는 더 큰 존재인 액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 액자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작은 것이었던 화장실보다 더 작다. 가장 작은 것이 가장 크고, 가장 큰 것이 가장 작은 기묘함을 나타낸 것이다.
이에 대해 나는 ‘모든 것은 평등하다’는 의미를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보통 삶을 살면서 경쟁하고 남들보다 위에 있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정말 위에 있는 것이 위에 있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을 잃어가면서 돈을 벌면 그것은 과연 성공한 인생일까? 결국 부자도 가장 작은 사람이고 가난한 사람도 가장 큰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누가 더 큰 사람이고 누가 더 작은 사람인지는 존재하지 않으며, 역시 인생에 있어서 무엇이 더 중요한가는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이중적으로 드러낸다.
듀안 마이클은 연속된 사진을 사용한 작품의 대가다. 이전에는 사진이라는 것은 단 한 순간을 포착해 의미를 전달하는 데 그쳤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의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수용자의 주관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고, 이는 원래 의미의 전달을 방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듀안 마이클은 연속된 사진들을 이용해 명확하게 주제를 전달했다. 사진의 역사에서 가장 약점이었던 전달 과정에서의 잡음을 효과적으로 줄인 작가라는 데에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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