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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충돌기법을 사용했다고 느꼈다. 일단 영화의 도입부부터 평화로운 분위기의 합창곡을 OST로 사용했지만, 다른 화면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검은 화면에 흰 글씨와 어딘가 무겁고 딱딱한 폰트를 사용하여 충돌에서 오는 긴장감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장면에서도 평화롭고 안정적인 풀밭과 나비와 달리 죽음이라는 결말로 서로가 충돌하였고, 그 죽음이라는 부분조차 남자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군대에서, 여자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가족에게서 자유로워진다는 의미로 또다시 충돌하여 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영화는 특정한 곡을 주로 OST로 사용했는데, 찾아보니 피아노 협주곡 21, 그 중에서도 2악장이었다. 작곡자는 모차르트로, 영화와 음악을 비교해 보기 위해서 음악에 대해서도 조금 더 찾아보게 되었다. 모차르트는 이 곡을 쓸 당시 가장 창작열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당시부터 부유했던 모차르트는 가난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이를 뒷받침하듯 자필 악보에는 가계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2악장은 4분의 4박자임에도 8분의 6박자처럼 들리는 독특한 리듬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더욱 부드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냈다.

 영화와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비교했을 때, 영화의 감정선을 극대화하기에는 적합한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모차르트는 이 곡을 쓸 때 남자 주인공에겐 군대, 여자주인공에겐 전통적인 가족이 있던 것처럼 돈이라는 것에 묶여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기존 4분의 4박자라는 개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듯 8분의 6박자처럼 들리는 리듬감을 사용했다. 이는 엘비라 마디간의 큰 주제를 꿰뚫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음악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복선이 될 수 있는 좋은 소재인 것이다. 또한 이런 아름다운 곡을 쓸 당시의 모차르트가 가난이 시작되었다는 아이러니함과 죽음으로 자유로워진다는 결말의 아이러니함과 맞아떨어지면서 그 아련하면서도 아릅답고, 한편으로는 씁쓸한 묘한 결말을 극대화 시켰다.

 하지만 마냥 아름답기만 한 영화는 아니라고도 느껴졌다.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것 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죽음으로 자유를 얻는다는 것은 상당히 절망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한 죽음은 죽기 전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으로, 과연 죽음이 자유로워지는가? 하는 생각을 했을 때, 단순한 도피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이와 별개로 카메라 촬영 기법이나 영상미는 모차르트의 음악과 더해져 더욱 더 진한 우수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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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light, Economic, Agriculture

농업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마치고 때려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