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2021년 기말고사로 제출된 글입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보면, 프란츠 카프카가 얼마나 사람들과 사회을 열심히 관찰하고 성찰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특히나 스토리텔링의 다섯가지 요소 중 갈등, 반전, 변화를 통해 이 작품을 보면 그가 바라본 사회와 그가 걸어온 길들을 보는 것 같았다.
먼저 이 작품에서 갈등은 페터의 입장에서 몇 가지가 존재한다. 중요하게 등장하는 갈등도 있고,그냥 스쳐 지나가듯이 등장하는 갈등도 있다. 먼저 페터가 잡힐 때의 갈등이다. 페터는 잡히지 않기 위해 도망을 쳤지만 하겐벡 상사의 사냥 원정대의 총을 맞고 결국 잡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작용한 갈등의 요소는 ‘인간의 탐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동물을 인간들이 쓰고 싶은 대로 쓰고 싶은 마음에 자유롭게 살아가던 동물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부분에서 스쳐가는 갈등으로 ‘아직 페터가 원숭이 본능을 완전히 억제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쓴 기자를 향해 화를 내는 부분이 등장한다. 이 부분은 ‘원숭이는 원숭이’라는 선입견이라는 것이 원인으로, 사람들이 선입견에 쉽게 빠져 사는 것을 꼬집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이후 배에서 페터는 탈출과 순응을 놓고 내적인 갈등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탈출이라는 욕구를 가지고 구멍으로 머리를 집어넣으려 해보고 했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밖으로 나갈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순응을 통해 궤짝을 나가는 방법을 택한다. 이후에는 원숭이의 본능과 인간성이 충돌하게 되는데, 침을 뱉거나 파이프를 피우거나, 소주병을 열거나 하는 행동들을 배우면서도 이 부분이 등장한다. 특히 프란츠 카프카는 이런 갈등을 ‘우리는 서로서로 얼굴에다 침을 뱉었는데 차이라면 저는 제 얼굴을 나중에 깨끗이 핥는데 그들은 그러지 않는다는 것뿐이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나타냈다. 배에서 내려 함부르크에서 조련사에게 넘겨졌을 때에도 페터는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갈등을 해야했는데, 바로 동물원과 쇼 무대이다. 동물원은 배의 궤짝을 확대해 놓을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페터는 쇼를 하기 위해 더욱 더 배움에 힘썼다.
내가 생각한 이 작품의 반전은, ‘자유가 자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작품에서 페터는 ‘궤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방을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이후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서 궤짝에서 벗어나는 것이 과연 정말 자유인가?에 대한 질문을 반전으로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초반의 욕구를 탈출이나 자유로 비춰주지만 페터의 가장 큰 욕구는 생존이었다는 사실이 작품이 진행되면서 서서히 드러난다. 또한 ‘과연 정말 인간화가 되었는가?’에 대해서도 끝 부분에서 반전을 남긴다. 분명 페터는 작품 초반부에서 ‘아직 페터가 원숭이 본능을 완전히 억제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기사를 쓴 기자에게 불같이 화를 낸다. 하지만 결국 페터는 암침팬지에게서 편안함을 느끼고 암침팬치와 함께 잠을 청한다고 밝혔다. 즉, ‘페터가 인간화 되었지만 과연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가’와 ‘인간화 되었으니 원숭이가 아닌 것인가’라는 명제가 서로 충돌하는 반전으로 작품을 끝마치고 있다.
이 작품에서 페터는 몇 가지 변화점을 받는다. 먼저 배에 갇혀 있는 동안, 페터는 인간들을 따라하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부분이다. 일반적인 원숭이는 하지 못하는 발상으로, 아마 그 당시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이라고 여겨졌던 ‘교육과 학습’을 깨닫게 된 것 같다. 페터는 그렇게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하고 사람들이 가르쳐주는 것을 시도하며 점차 궤짝에서 나올 수 있게 된다. 이후에는 원숭이의 본능이 아닌 인간화 된 원숭이의 모습으로 변화한다. 쇼를 하기 위해 더 많은 것들을 배웠고, 심지어는 글을 쓸 수도 있게 되었다. 거의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원숭이의 본능이 남아있다는 것으로 작품이 결말을 맺는다.
이런 요소들을 통해 프란츠 카프카는 깊은 생각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갈등이 가지는 특징인 충돌효과를 통한 주제의식을 잘 표현해냈고, 이를 위해서는 많은 생각와 아이디어가 필요했을 것이다. 또한 페터라는 캐릭터가 가지는 다른 원숭이들과의 차이점인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표현이 되었다. 반전 또한 페터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이 단순이 탈출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였음을 서술되어가며 서서히 드러나도록 장치를 마련해놓아 보다 좋은 스토리텔링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변화의 부분에 있어서도 한번 더 독자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점을 던져주며 독자들의 변화까지 의도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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